'사라'는 신성한 산이나 지역을 의미하며 불교적 의미로 깨달음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한라산 천연 보호 구역 내에 위치한 사라오름은 국가 지정문화재 명승으로 2010년 11월 1일 일반인에게 처음 개방됐다고 합니다.
한라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뻗은 사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성판악 등산로로 접근이 가능한 곳으로
오름의 정상부는 분화구를 형성하고 있으며, 분화구내 둘레 약 250m 호수에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룬 곳입니다.
제주의 오름 중 백록담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하네요.
굼부리에는 비가 많이 왔을 때 물이 고였다가 맑은 날이 계속되면 물이 말라버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마철이나 태풍이 지나간 후 물이 많이 차올라 데크가 잠기면 신발을 벗고 만수 된 물을 헤치며 걸을 수 있는 멋진 곳이라 꼭 방문해보고 싶었습니다.
작년에도 9월 태풍 이후 백록담이 만수 됐다는 기사를 보고 한라산에 처음 등반하며 사라오름도 물이 차올랐다는 사진을 보고 가고 싶었지만 제 체력에 둘 다 갈 수 없어 사라오름을 보지 못한 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올해 태풍이 제주도를 통과한 후 사라오름이 물에 잠겼다는 사진을 보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출발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안개가 자욱하게 낀 사라오름의 모습입니다.
총 소요시간은 5시간 반 소요됐습니다.
07:30 출발 사라오름 10:00 도착
11:00 하산 시작 13:00 성판악 입구 도착.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 2-1 (성판악 등산로 이용)
한라산 전문 게스트하우스인 오르다 하우스에서 택시를 출발하고 한라산으로 출발했습니다.
택시 잡을 때만 해도 비가 안 왔는데 택시가 도착할 때쯤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한라산 근처에 가니 폭우처럼 쏟아졌습니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우비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택시기사님이 갑자기 문자 안 왔어요?라고 하시길래 무슨 얘기인가 했는데 비가 많이 오면 입산제한이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발 문자가 안오길 기도하며 성판악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사라오름도 한라산 등반 예약을 해야 합니다.
저는 갑자기 결정한 거라 전날 등반 예약을 하려고 했더니 추석 연휴라 빈자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티켓을 못 구하면 제주도에서 잘 놀고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전날 밤 취소 티켓이 나와서 예약한 후 방문했습니다. 당일에도 비가 오니 취소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예약부도 시 페널티가 있기 때문에 당일에도 취소표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시는 걸 추천드리지만, 예약을 못하셨더라도 당일에 구할 수도 있으니 수시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라산에도 짐 보관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성판악 입구에 무인보관함이 있습니다. 무료로 보관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보관함 개수가 많지 않아 보관을 못할 실 수도 있으니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왔기 때문에 짐을 보관한 후 출발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입니다.
큰 돌멩이길, 야자수매트가 깔린 길, 데크길 이렇게 세 종류의 길을 번갈아가며 걸어가면 됩니다.
돌길이 제일 힘들고 데크길은 천국입니다. 계속 데크길만 걷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어차피 백록담까지 갈 생각 없어서 저는 나이키 신발(데이브레이크)을 신고 친구는 크록스를 신고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사라오름도 굉장히 멀더라고요?
백록담까지 갔을 때는 사라오름까지만 가고 싶다는 생각에 금방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발목을 위해서 사라오름에 가시더라도 꼭 등산화를 신는 것 추천드립니다.
눈물 나게 정확한 탐방로 안내입니다.
꽤 오래 걸은 줄 알았더니 딱 10분 왔다는 표식이 보이죠..^^
1시간 30분 정도 생각 없이 걷다 보니 도착한 속밭대피소입니다.
비가 많이 와서 대피소에서 다들 식사를 하시더라고요. 저도 편의점에서 구매한 라떼와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해봤습니다.
사라오름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꼭 속밭대피소에서 화장실을 가셔야 합니다.
아님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가셔야 하는데 사라오름 입구에서 진달래밭까지 지옥의 길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셔야 합니다.
데크길에서는 스틱을 접어서 들고 가셔야 좋습니다.
데크 사이 구멍에 스틱이 끼어서 손목이 돌아갈 수도 있거든요.
비가 내려 더욱 몽환적인 숲길을 40분 정도 더 걸으면 사라오름 입구가 나옵니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사라오름 전망대, 직진하면 진달래밭 대피소가 나오는 갈래길이 나옵니다.
굉장히 가파른 구간이라 헉헉대며 올라갔는데요.
백록담으로 가시는 분들을 바라보며 이번엔 사라오름만 가는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까지 갈려고 하면 물과 간식도 2배는 더 준비해야 해서 가방도 무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한라산 정상까지 갔던 후기도 밑에 첨부하겠습니다. 그땐 갔다 와서도 일주일은 아팠던 것 같아요..ㅎㅎ
사라오름 전망대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왕복 40분 소요됩니다.
인증샷을 많이 찍으시는 분화구까지는 편도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나오고,
모두 데크로 깔려있어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0분 정도 걷자 멀리 분화구 가득 물을 품고 있는 사라오름이 보였습니다.
분화구내에는 노루들이 모여 살면서 한가롭게 풀을 뜯거나, 호수에서 물을 마시며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제가 올라가고 한 3분 정도 잠깐 하늘이 열려서 사라오름 분화구를 잠시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장관이었을 텐데 아쉽더라고요.
수심이 얕아 물이 마르면 화산석송이 (스코리아) 바닥이 드러날 때가 많다고 합니다.
백록담과 하늘, 짙푸른 녹음이 비치는 호수에 안개가 넘나들고 겨울철 상고대가 환상적이라 하늘호수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물이 차오른 데크를 신발을 벗고 걸어봤습니다.
물이 차가워서 등산으로 지친 발의 피로를 좀 풀어주는 것 같더라고요.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엔 허벅지까지 물이 찬다고 하는데 저는 발목까지 올라와서 시원하게 발 담그고 놀았는데
허벅지까지 물이 차면 너무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전망대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 데크길로 잘 되어있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10분 정도 소요됐는데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날씨가 좋을 때면 한라산 정상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전망대 계단에서 김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삼각김밥을 먹고 이제 하산 시작!
역시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2배는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정상을 밟고 온날보다는 아니지만 사라오름까지 가는 것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등산화가 아니라 운동화를 신고 갔다 와서 더 피로한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소요시간 2시간이라고 해서 쉽게 다녀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왕복으로 하니 4시간이나 걸어야 하고..
사서 고생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경험했던 사라오름 등반기!
사라오름. 얕봤다간 큰코다치는 오름이라는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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